당신은 아버지 성(姓)을 따른다. 전세계 어딜가나 대부분 그렇다. 그런데 아마 몇십년 후에는 당신은 성을 사용하지 않을가능성이 크다. AOA 설현의 본명이 김설현인데, 설현으로만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래글을 읽어보면 동의할 것이다.
자식은 아버지, 어머니 유전자가 반반 섞여서 태어난다. 어머니는 자식을 직접 놓았으므로 자기자식인 것을 100% 확신할 수 있다. 그런데 아버지 입장은 다르다. 어머니(배우자)가 외도를 하지 않는지 계속 감시를 했지만 24시간 붙어있을 수는 없었다. 옆집남자와 어머니(배우자)가 밤에 만나는 것 같은데, 불륜이라는 물증이 없다. 그런 상황에 자식이라고 태어나긴 했는데, 100% 본인 자식이라고 확신을 할 수 없다. 대부분의 남자가 그런 생각을 조금씩은 한다. 요즘이야 머리카락으로 유전자 검사가 가능하지만, 옛날에는 불가능했다.
조선시대라고 생각해보자. 아버지가 자식을 봤을 때, 본인의 외모와 성격을 닮지 않았으면 의심이 간다. 아무래도 옆집 마당쇠 자식인것 같다. 그러면 아버지는 본인의 자산 (곡식, 돈 등)을 자식한테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자식은 아버지로 부터 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공급받지 못해, 생존확률이 낮아진다. 그 자식을 직접 놓은 어머니는 아버지의 친자식이 맞다며 빨리 쌀과 옷을 사게 돈을 달라고 할 것이다.
여기에 기가 막힌 해결책이 있다. 성 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자식이 태어나면 자식이름앞에 아버지 성을 붙여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자식이 아버지의 친자식이니,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자원을 투자하게끔 유도한다. 물론 아버지 성을 붙여준다고 해서, 친자식임을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버지 입장에서는 일단 본인 성을 따르면 믿음이 조금 더 간다. 친자식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믿고 싶어진다.
어머니도 마찬가지다. 아버지 자원이 자식에게 투입되니, 만족한다. 자식입장도 마찬가지다. 결국 아버지, 어머니, 자식 모두가 만족될 수 있다. 성을 붙이는 제도를 통해서.
요약해서 말하면, 성은 친자식임을 의심하는 아버지에게 믿음을 줌으로써, 자식양육에 자원을 꾸준히 투자하게끔 만들어진 사회문화다. 그런데 이제는 부모-자식간 유전자 검사기술이 가능해졌다. 어쩌면 몇 십년 후에 당신 이름중에 성은 사용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김)현아, (김)설현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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